애플이 현대차그룹과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협력 논의를 잠정 중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협력 논의가 잠정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초부터 애플과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를 공동 개발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해왔다.
이 협의는 최근까지 진행됐으며, CNBC 등 일부 미국 언론들은 “애플카를 애플이 완전히 설계하고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기아 조립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라면서, “애플카는 자율주행차로 운전석 없이 제작되고 잠재적으로 오는 2024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양 사의 자율주행 전기차 협력 논의에 대한 보도가 잇따라 나오자 애플이 논의를 잠시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애플은 수년 간 비밀리에 진행해온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인 타이탄 관련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현대차 등 논의를 진행하는 업체에게 당부해왔으나, 관련 보도가 쏟아지자 논의를 잠정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현대차와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논의가 언제 재개될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다만 차량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용량과 능력을 갖춘 완성차업체가 극소수에 불과한 데다, 이들 중 얼마나 많은 회사가 애플과 협력하는데 관심이 있을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현대차와 애플의 협의가 곧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애플은 일본 업체를 포함해 적어도 6개 정도의 완성차업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자신이 개발한 애플카를 아이폰처럼 세계 주요 지역에서 위탁 생산 업체를 통해 생산한 뒤 판매 전문 회사를 통해 판매하는 방식을 추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CNBC 보도에 의하면, 현대차와의 거래는 애플이 차량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통제하게 되는데, 애플 기술을 탑재한 기아나 현대차가 아니라 애플의 지시에 따라 미국에서 기아가 조립만 한 애플카가 된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아이폰을 애플이 설계하고 폭스콘이 위탁 생산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이다.
아이폰처럼 전동화 된 디지털 차량의 위탁 생산 체제가 구축될 경우, 현대차나 토요타, GM 같은 기존 자동차업체들이 엔진차 시대처럼 주도권을 쥐고 갈 수 있을 것인지가 매우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현재로선 애플과 자동차업체들 간에 누가 주도권을 잡을 것인지는 아직 예단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자동차업체들이 자유롭게 미래 방향을 설정하고 수익을 낼 수는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애플 등 거대 IT기업들이 스마트 폰 등을 통해 축적된 디지털 기술을 무기로 자동차를 ‘달리는 스마트 폰’으로 만들고 AI(인공지능)로 완전 자율주행을 이뤄낼 경우, 기존 자동차업체들은 경쟁상대가 될 수가 없다.
자동차업체들은 만약 애플의 제안을 거절할 경우에도 독자적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애플의 제안을 수용할 수도, 거절할 수도 없어 고민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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