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대표 글로벌 비즈니스 세단 ‘파사트 GT‘가 대폭 향상된 상품성을 갖추고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6일 폭스바겐코리아는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골든트리에서 8세대 파사트 GT 페이스리프트의 미디어 시승회를 열었다.
지난 1973년 첫 선보인 파사트는 8세대를 거치면서 유럽시장은 물론, 전 세계 3,000만대 이상 판매된 명실상부 폭스바겐의 베스트셀링 세단으로 자리잡아왔다. 특히, 국내에서도 지난 2005년 5세대 파사트를 시작으로 지난 2018년 파사트 GT 8세대에 이르기까지 총 3만6천대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한 인기 모델이다.
지난해 12월 국내에 새롭게 선보인 파사트 GT는 지난 2018년 유럽형 파사트 GT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으로, 디자인 이외에 폭스바겐 모델 최초의 통합 운전자 보조시스템 ‘IQ.드라이브’와 지능형 라이트 시스템 ‘IQ.라이트’, 최첨단 디지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IB3’ 등 폭스바겐 최신 기술을 집약한 것이 특징이다.
이날 시승차량은 중간트림인 ‘파사트 GT 2.0 TDI 프레스티지' 모델로, 시승코스는 경기도 가평 골든트리 카페에서 북한강변로와 경춘로, 중앙고속도로-서울양양고속도로를 돌아오는 왕복 94km로 구성됐다.
본격 주행에 앞서 디테일에 변화를 준 파사트 GT 페이스리프트의 내외장 디자인부터 살펴봤다.
먼저 전면부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전반적인 디자인은 동일하지만, 엠블럼 하단에 끊어졌던 가로형 슬랫 바가 하단으로 내려가면서 연결된 형태로 변경됐다. 또 헤드램프 역시 그래픽이 달라지면서 훨씬 또렷한 눈매를 가졌다. 2.0 TDI 프레스티지 트림부터 인터랙티브 라이팅 시스템 'IQ. 라이트-LE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가 적용돼 야간 주행 시 최적화된 조명으로 더 넓은 범위의 도로를 비춰 안전성을 높였다.
램프 하단에는 크롬몰딩이 추가되면서 그릴 하단 크롬과 일체형 디자인을 띠며, 기존 하단에 위치했던 주간주행등(DRL)이 상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추가로 순차적으로 점등되는 ‘다이내믹 턴 시그널‘도 적용됐다.
이밖에 프론트 범퍼도 기존 사다리꼴 형태의 안개등과 다소 심심했던 에어인테이크 디자인이 보다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스타일로 변경됐다. 일부분에 리터치 했을 뿐인데 큰 폭으로 달라진 느낌이다.
측면부는 이전 모델 대비 전장이 10mm 늘어났고, 디자인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에 최상위 트림인 프레스티지 4모션 휠을 제외하면 디자인적으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후면부에선 테일램프 미등 그래픽과 시퀀셜 방향지시등이 추가됐고, 트렁크 중앙의 ‘PASSAT‘ 레터링과 리어범퍼 일체형 듀얼 머플러 등 디테일 변화가 돋보였다.
인테리어는 폭스바겐 특유의 깔끔하고 잘 정돈된 레이아웃이 시각적으로 편안하게 다가온다. 실내도 일부 디자인 변화와 편의사양이 대거 추가됐다. 먼저 신규 스티어링 휠과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적용됐는데, 뛰어난 해상도 및 그래픽이 인상적이고 스티어링 휠 우측에 위치한 뷰(View) 버튼을 누르면 내비게이션과 운전자보조시스템, 주행정보 등 다양한 기능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중앙에 위치한 9.2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에는 폭스바겐 본사에서 신규 개발한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탑재했고, 폭스바겐 모델 중 최초로 ‘3세대 모듈라 인포테인먼트 매트릭스(MIB3)’도 적용했다. 또 스마트폰과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무선으로 연결해주는 ‘무선 앱 커넥트’를 통해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이외에 ‘안녕 폭스바겐(Hello Volkswagen)’이라는 명령어로 활성화돼 내비게이션, 전화, 라디오 등 차량의 주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음성 인식 차량 컨트롤‘과 투아렉에서 호평 받았던 ’제스처 컨트롤‘도 탑재됐다. 기존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했던 아날로그 시계는 삭제됐다.
국내 소비자 사양인 1열 통풍시트 및 2열 열선시트, 헤드업 디스플레이, 열선 스티어링 휠, 파노라믹 선루프, 30가지 컬러를 제공하는 엠비언트 라이트 등도 대거 탑재됐다. 2열도 중형세단인 만큼 넉넉한 레그룸, 헤드룸을 제공했고 트렁크 적재공간은 기본 586L로, 2열 등받이를 폴딩하면 최대 1,152L까지 늘어난다.
전반적인 내외장 디자인, 상품성을 살펴보고 바로 주행을 이어갔다. 신형 파사트 GT의 파워트레인은 2.0L TDI 엔진과 7단 DSG가 맞물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다이내믹한 성능을 발휘한다.
참고로 신형 파사트 GT는 프리미엄과 프레스티지 트림은 전륜구동, 프레스티지 4모션만 사륜구동으로 총 3가지 라인업을 선보이는데 시승차는 전륜 프레스티지 모델이다.
시동이 걸려 있는 상태로 아이들링 시 외부에서는 4기통 디젤 특유의 사운드가 들리지만, 실내로 들어서면 기대이상으로 정숙하다. 카페에서 빠져나갈 때 저속에서도 움직임이 부드러웠고, 엔진사운드도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다.
특히, 북한강변로를 따라 주행하는 상황에서 전날 눈이 내려 염화칼슘 때문에 노면이 고르지 않았지만 굽이진 와인딩과 언덕길 모두 미끄러짐 없이 노면을 움켜쥐면서 민첩하게 달리는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시승차엔 안전을 고려해 브리지스톤 윈터 타이어가 끼워져 있었던 탓도 있지만 파사트 GT의 탄탄한 기본기가 뒷받침된 영향도 컸다.
무엇보다 도로 곳곳에 있는 과속방지턱을 넘어갈 때가 가장 돋보였는데, 뒷바퀴가 턱을 넘어 아스팔트에 닿을 때 묘하게 기분 좋고 고급진 느낌을 준다. 차체가 낭창거리지 않고 묵직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이 느낌은 직접 타봐야 안다. 이밖에 불규칙한 노면에서도 탑승객에게 큰 충격을 전달하지 않았다.
이어 경춘로에 들어서 가속 및 크루징 테스트를 해봤다. 파사트 GT에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인디비주얼 총 4개의 드라이브 모드를 제공하는데 각 모드 변경 마다 10.25인치 디지털 콕핏 그래픽과 엠비언트 라이트 컬러가 변경된다.
컴포트에서 스포츠모드로 변경하자 가속페달 반응이 한층 예민하고 빠르게 반응했고, 190마력, 40.8토크가 파워풀한 가속을 가능케 했다. 고속주행 크루징에서도 직진과 코너링 모두 안정감이 뛰어났다.
마지막 코스인 서울양양고속도로에선 첨단 운전자 주행보조 시스템인 ‘IQ 드라이브’를 사용해봤다. IQ 드라이브에는 트래블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어시스트, 사이드 어시스트, 프로액티브 탑승자 보호 시스템, 후측방 경고 어시스트, 주차 어시스트 등이 포함돼 있다.
이중 반자율 주행을 위해 스티어링 휠 좌측 하단에 위치한 버튼만 누르면, 트래블 어시스트가 작동되는데, 앞차간 거리 조절 및 차선 유지,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해준다. 특히, 일반적으로 반자율주행 사용 시 가감속 과정에서 이질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파사트 GT는 상당히 매끄러운 주행을 이어나갔다. 반자율주행은 최대 210km/h까지 지원한다.
반자율주행은 최대 최대 210km/h까지 지원하고, 성능도 현대기아차, 볼보 등과 비교해도 될 만큼 차선 중앙을 잘 유지했고 전반적으로 운전자 개입 없이 스스로 소화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 신형 파사트 GT의 경우 정전식 스티어링 휠이 적용됐는데, 반자율주행 시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는 문구가 뜨면 굳이 힘주지 않고 터치만 해도 인식했다.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GT는 군더더기 없이 단정하고 젠틀한 내외장 디자인과 다양한 첨단 편의 및 안정사양, 파워풀한 성능, 효율성, 가성비까지 가히 글로벌 비즈니스 세단이라는 타이틀이 잘 어울렸다. 특히, 파사트 GT는 현재 제타와 아테온 사이를 잘 메워주면서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코리아가 수입차 대중화라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파사트 GT가 제타에 이어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GT의 트림별 판매가격은 프리미엄 4,435만원, 프레스티지 4,927만원, 프레스티지 4모션 5,321만원이다.
여기에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 프로그램 이용 시 최대 8%, 현금 구매 시 6%의 할인이 제공되고, 차량 반납 보상프로그램으로 300만원의 추가 할인까지 받으면 프리미엄 트림 기준 3,7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5년 15만km 보증 연장 프로그램도 매력을 더한다.